인기 아이돌그룹멤버의 자살의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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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2-20 09:58 조회1,161회 댓글0건본문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27·사진)은 2005년 대형 연예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활동을 시작했다. 열여섯 살 때였다. 교내 밴드부 베이시스트였던 종현은 청소년 가요제에 나갔다가 기획사 눈에 띄어 3년간 연습생 생활을 한 후 2008년 데뷔했다. 하지만 18일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종현은 유서에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라고 썼다. 한국 특유의 '주입식' '찍어내기식' 아이돌 배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돌의 현실
한 대형 기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A(24)씨는 "아이돌 가수나 연습생은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A씨가 공개한 연습생 시간표에는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일정이 빡빡하게 차 있었다. 오전 6시에 숙소에서 기상해 8시부터 9시30분까지 안무 연습을 한다.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은 연기 수업을 받는다. 오후에는 보컬 수업, 개인 안무 연습, 언어 교육 등이 이어진다. '하루 20시간 뺑뺑이 연습'은 수년간 반복된다. A씨는 2년 전 연습생 생활을 그만뒀다. A씨는 "종현도 이렇게 3년을 보내고 데뷔한 것으로 안다. 국내 기획사는 대부분이 비슷한 스케줄로 연습생을 훈련시킨다"고 했다.
아이돌 연습생들은 기획사가 마련한 '행동 규범'도 지켜야 한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전면 금지, 연애 금지 등이다. 어기면 벌점을 받고 누적되면 강제 퇴사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기획사는 모두 '아이돌'이라는 상품에 투자하는 회사다. 아이돌이 사고를 치면 광고 계약이 취소되고 위약금을 회사가 떠안아야 되기 때문에 사생활 관리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아이돌 가수들은 성공에 대한 강박, 사생활 노출에 대한 두려움, 악성 댓글 등에 시달리며 심한 중압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10대 때부터 기획사로부터 감시와 통제를 당하고,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회화 과정을 겪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스트레스 상황이 오면 스스로 헤쳐나가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이다.
아이돌 가수가 다수 재학 중인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은 "기획사 쪽에서 공문을 보내오면 연습생이 학교를 빠지더라도 공결이나 현장 학습을 한 것으로 처리한다"고 했다. 종현도 연습생 생활 도중 고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봤다.
◇우려의 시선
외국에도 연예 기획사와 아이돌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기획사는 '중개자' 역할만 할 뿐 스타의 활동이나 사생활 영역은 관여하지 않는다. 이들은 애초에 재능이 있는 '원석'을 발굴해 데뷔시키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획사가 오디션을 통해 뽑은 연습생에게 수년간 노래와 춤을 단기간에 교육해 가요 시장에 내보내는 것과는 다르다.
미 저널리스트 유니 홍은 2014년 저서 '코리안 쿨의 탄생'에서 "한국 연예 기획사는 '스타를 만드는 기계'"라며 "케이팝은 기획사가 음주 운전, 마약, 성추문 스캔들로부터 스타를 보호해야 살아남는 구조"라고 했다. 일본에서 아이돌 가수 준비를 하다 한국으로 건너와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일본인 B(25)씨는 "일본도 초등학생 때부터 연습을 하지만 학교가 먼저라고 생각해 수업을 마치고 나머지 시간에 연습하게 한다"고 했다.
우울증을 겪는 한국 가수들이 일탈을 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대마초를 피운 '빅뱅' 멤버 탑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탑이 평소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했다. 2011년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씨가 자살하자 소속사는 "팀 탈퇴 후 솔로 활동에 대한 부담, 성공에 대한 압박 때문에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조선일보,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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