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돈이라면 시원하게 미리 갚아라.. 미래에 부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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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1-25 16:31 조회1,162회 댓글0건본문
용산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J 씨는 자기만의 돈 쓰는 방법이 있다. 그의 요령 중 하나는 돈을 쓸 때 천천히 쓰라는 것이다. 조금씩 쓰라거나 폼을 잡고 천천히 돈지갑을 꺼내라는 말이 아니다. 바로 남에게 줘야 할 돈을 아주 늦게 주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물건 외상값은 미룰 때까지 미루다 정 견딜 수 없을 때 갚으라는 뜻이다. 그날 주더라도 밤 늦게쯤 갚으라는 것이다.
외상값은 한없이 미루고 빌린 돈도 그렇게 하고, 어떤 물건이든 할부로 사고, 생활필수품도 무조건 외상으로 구입한다. 집세도 가장 늦게 내고 동창회 경비도 마지막에 낸다. 이유는 이렇다. 돈이란 가지고 있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돈을 확보해 두는 셈인데 무엇 때문에 급히 내주냐 말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사는 J 씨는 수중에 돈이 상당히 많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그가 부자다. 그러나 J 씨는 남에게 갚아야 할 돈도 많다. 그는 자고 깨면 돈 독촉을 받고 지낸다. 하지만 절대로 쉽게 주는 법은 없다. 상대방이 진이 빠질 때쯤에야 어쩔 수 없이 돈을 내어준다. 잘하는 짓일까?
J 씨의 빚은 날로 늘어만 갔다. 하지만 수중에 돈이 많으니 이것저것 자유롭게 많이 쓰게 되었다. 좋은 차를 사거나 멀리 여행을 다녀오거나, 아내에게 인심을 많이 쓰거나 좋은 골프채를 사는 등 그야말로 호화판으로 세월을 보냈다.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점점 외상이 많아지고 돈 빌릴 곳은 점점 줄어들다가 아예 없어지고 말았다. 마침내 사업은 망하고 집도 팔게 되었다. 다시 사업을 시작했으나 그 버릇은 고치지 못했다. 그래서 또 망했다.
이런 행태를 주역을 통해 바라보자. 괘상을 보면 된다. 나아갈 것이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뭉쳐 있는 것은 수산건(水山蹇)이라 말하는데 이 괘상은 다리를 절게 되거나 교도소를 가거나 물에 빠져 죽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또한 다 같이 가는 길에 나아가지 못하고 처져서 주저앉는 모습이다. 그는 작은 부담(외상값)을 모아서 큰 부담을 만들더니 급기야는 망해버렸다. 수산건 괘는 자기 자신을 옭맨다는 뜻이 있는바 그는 자신을 묶어버린 것이다.
다른 사람의 예를 보자. A 씨는 돈 쓰는 데에 있어 J 씨와 반대의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이왕 써야 할 돈이라면 시원하게 미리 쓴다. 어차피 맞아야 할 매라면 빨리 맞아버리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A 씨는 할부도 하지 않는다. 매월 의무적으로 갚아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에게 외상이란 아예 없다. 무엇을 사든 직불카드로 계산한다. 동창회비도 제일 먼저 내고 다음 달에 선물로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리 물건을 사둔다. 천천히 내야 할 돈도 반드시 써야 할 돈이라면 시기가 닥치기 훨씬 전에 써두는 것이다. 그래서 A 씨는 빚도 없고 어딘가에 써야 할 돈이 전혀 없다.
강박관념이랄 수도 있지만 그는 우물거리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남의 돈 (써야 할 돈)을 꽉 틀어쥐고 공연히 시간 보내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잘하는 짓일까? 그는 항상 깨끗한(빚 없는) 사람인 것이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산다. 하지만 언젠가 돈이 생기면 그것은 바로 그의 재산이 된다.
빚 없으면 부자라는 말도 있듯이 그는 부자처럼 보인다. 그는 미래의 부자인 것이다. 어떤 사람은 쉽게 할부로 물건을 산다. 하지만 할부가 많아지면 카드 한도가 쉽게 메마르고 미래에 돈이 쌓이지 않는다. 미래의 돈을 미리 가불해 쓰니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A 씨를 주역에서 바라보면 화택규(火澤규)라고 하는 바 그는 희망에 차 있다. 화택규는 바닷속에 숨어 있던 태양이 떠올라 앞날을 밝혀준다는 뜻이다. 또한 에너지가 분출(낭비가 아닌)된다는 뜻도 있다. 이 괘상은 또한 미래가 자유롭다는 뜻이 있는 바 활동과 그 결과가 보장돼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A 씨는 현재 잘 나아가고 있다. 미래에 부자도 될 것이고 모든 운명이 좋아질 것이 틀림없다. 그는 운명을 저축하고 있는 것이다.(문화일보, 2018.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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