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법에 발목 잡힌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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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2-11 09:02 조회881회 댓글0건본문
교사들이 학생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로 몰리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서울 한 초등학교 학예회 연습시간에 지도교사 B씨는 줄을 제대로 맞추지 않는 학생 소매 등을 흔들며 "줄 좀 똑바로 서라. 네가 구멍"이라고 질책한 일로 지난 1월 교단을 떠났다. 폭행 혐의로 기소돼 50만원 벌금형을 받은 것이다.
이른바 '칠곡 계모 사건'을 계기로 2014년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가해자(교사)가 '아동학대'로 5만원 이상 벌금형만 받아도 해임되거나 10년간 아동관련기간(교직)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선 교사들 사이에선 이 조항이 "악법(惡法)이나 마찬가지"라는 불만이 나온다. 일단 아동학대로 간주되면 경미한 벌금형만으로도 옷을 벗어야 하는 등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다.
전수민 변호사는 "심각한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에서 일어나는데 엉뚱하게 교사들이 유탄을 맞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벌금형만 받아도 교사를 교육 현장에서 배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올 4월 헌법재판소에 이런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아동학대' 기준이 모호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 학대'는 '아동의 정신건강이나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로 규정돼 있는데, 교사의 훈육 행위마저 학대로 몰아가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영남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 C씨는 "4년 전에 우리 아이를 교실 벽에다 세운 것은 학대 행위"라는 이유로 한 학부모에게서 수백만원 합의금을 요구받았다. 친구와 다퉈 수업시간에 세워둔 것을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일로 경찰 조사를 받은 C씨는 "교직에 회의가 든다"고 주변에 하소연했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아동복지법에 의하면 교사가 편식 학생에게 주의를 줘도 정서 학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교사 99% "학생 지도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 사이에선 학생들 훈육·생활지도를 포기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수도권 고교에서 생활지도부장으로 일하는 D씨는 "생활지도부장은 어느 교사도 원하지 않아 제비뽑기로 정하고, 기피 부서인 생활지도부는 대부분 기간제 교사로 채워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인권 개념을 잘못 이해한 일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잠 잘 권리, 밥 먹을 권리'를 외치면서 대들어도 교사가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지난 10월 한국교총이 전국의 유·초·중·고 교사 등 11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8.6%(1179명)가 "과거보다 학생 생활지도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 이유로 '학생인권조례 등 학생인권을 강조하면서 나타난 교권의 상대적 약화'(31.3%)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교사의 적절한 지도권 부재(30.2%), 자기 자녀만 감싸는 학부모(24.9%) 등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조
선일보, 2017.12.11)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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