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사교육 쫓아...100년 넘은 학교도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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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6-07 13:26 조회819회 댓글0건본문
도심 공동화 현상에 잇따라 이전..."학교 옮기는 건 교육책 불과"
학교들의 신도시 러시는 인천에서 퍽 오래된 일이다. 역사와 전통, 재학생 문제는 아랑곳없이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구도심에서 신도시로 이전했다.
개교 100년이 훌쩍 넘은 전통의 인천여자고등학교는 중구를 떠나 1998년 연수구로 이전했다. 인천여중, 대건고교, 박문초등학교와 박문여중도 마찬가지다. 제물포고등학교도 송도 이전이 검토됐다.
최근엔 서구 가좌1동의 봉화초등학교를 청라로 이전하는 문제가 사회적 갈등으로 심화되고 있다. 학교가 원했거나, 교육행정 측면에서 학교들이 신도시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이전 문제는 인구 300만 시대를 맞고 있는 인천의 외면할 수 없는 또다른 그늘이다.
▶신도시 사교육에 숟가락을 얹기 위해= 지난 2011년 인천시교육청은 제물포고등학교의 송도 이전을 행정 예고했다가 논란이 일자 보류했다. 이 보류상태는 현재도 유효하다. 제물포고가 이전하려는 이유는 ‘성적’ 때문이다.
중구 전동에서 반세기 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제물포고 주변이 낙후되면서 학생 성적이 떨어지는 등 전통의 명문으로서 입지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물포고의 송도 이전은 결국 공교육이 신도시 사교육 덕을 보려하는 것이란 비난이 나왔다.
인천여고나 대건고 등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논란이 일기전에 일찌감치 학교를 옮긴 것이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교육이 그 자체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결국 신도시 엄마들의 사교육을 탐내는 비정상적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여러가지 복합적 문제가 있겠지만 단순히 구도심이 학생 숫자가 줄고 신도시가 과밀화 돼서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도시 인구가 당연히 많기 때문에= 인천 곳곳에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신도시가 늘어나면서 인천의 인구는 300만 시대로 향하고 있다.
신도시 인구는 당연히 과밀화되고 있다. 서구 가좌1동의 봉화초등학교를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로 이전하려는 이유다.
교육부는 현실적 이유를 댔다. 가좌1동은 미취학 아동인구가 줄고 있고 청라는 늘고 있다는 이유다. 이렇게 이전을 준비하는 학교는 인천 전역에 걸쳐 4곳에 이른다. 젊은 층 인구와 관련있는 초등학교가 대부분이다.
인천이 젊은 청장년 층 인구가 불균형하다는 의미도 된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폐교나 이전 문제는 구도심 공동화 현상과 직접적 관계가 있다”며 “안타깝지만 숫자가 적은 쪽이 많은 쪽을 위해 희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재정상태가 넉넉해도 인천 맘대로 학교를 지을 수도 없다.
교육부가 인천을 전체 지역으로 놓고 보기 때문에 학교 숫자 자체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결국 구도심활성화에 실패한 탓=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학교 이전 문제는 결국 구도심 활성화 정책을 인천시가 실패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인천이 10여년 이전부터 구도심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정책을 써왔지만 주택개발에만 집중되며 과도한 개발시도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려 실패했다”며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구도심은 변한 것이 없고 인구 연령층이 편중되거나 인구수 자체가 불균형해지며 학교 이전이란 도심 공동화 현상의 대표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이강호 의원은 “학교를 옮기는 것은 결국 고육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구도심 지역에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등 차별화된 교육정책을 펴는 시도가 필요하겠고 행정당국도 장기간에 걸친 구도심 활성화 사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요한기자/yoha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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